지난 주 언젠가 9개의 공으로 저글링을 하는 듯한 업무 시간 중, 눈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공 사이로 언뜻 창밖의 눈송이를 본 것 같다. 첫눈의 감상에 젖을 틈이 없어 아쉬웠는데, 마침 한가했던 오늘 여유롭게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볼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.
공교롭게도 식사시간 마다 눈이 왔다. 점심 때는 서울대에 들러 여자친구와 음미대 채식부페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. 지난 여름 소나기를 피해 뛰어 들어왔던 기억이 생생한데,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니, 떨어지는 듯 녹아내리는 눈송이 처럼 나의 하루도 나의 계절도 나의 한해도 녹아내리는 듯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.
저녁에는 첫 월급을 받은 기념으로 고향 친구들에게 밥을 한끼 샀다. 어른으로써의 무게를 느끼며 각자의 길을 개척해가는 나의 친구들. 어렸을 적 얼굴과 성격은 그대로인데, 우리의 대화 주제는 훌쩍 늙어버린 듯 하다. 전지가 3년 동안 같은반이었던 유일한, 그래서 정말 가까웠던 친구라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했다. 그동안 먹고 살 궁리에 친한 친구들에게 너무 신경 쓰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. 시시껄렁한 얘기 속에 잔재미를 만끽한 순간들이었다. 솔로진영에 합류한 노센세에게 심심한 위로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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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에 들어오니 블랙베리에 메일이 잔뜩 들어와 있었다. 그렇구나 우리 팀은, 우리 회사는, 우리 사회는 오늘도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구나. 내일이면 다시금 회색 제복을 입고 링위에 오른다. 1)일 속에서 재미를 찾을 것 2)일을 끌어안고 있지 말고, 척척 던져 놓은 다음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질 것 3)McKinsey에서 배워야 할 것. 내가 만들 조직과 내가 이끌어낼 변화라는 큰그림을 잃지 않을 것. 미생 5주차 화이팅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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